짧은 설교 · 2026-11-07
같은 말씀, 다른 반응
설교 요약
같은 하나님의 말씀이 여리고에서는 나쁜 물을 고쳐 생명을 돌려주었고, 선지자를 조롱하며 내쫓으려 한 벧엘에는 심판으로 임했습니다. 위로의 말씀만 고르지 말고 책망의 말씀도 겸손히 받자고 권합니다.
성경 본문
열왕기하 2:15-25 ·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에서 본문 읽기
설교
같은 설교를 듣고도 예배당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위로를 받고 눈물을 닦으며 나가고, 어떤 사람은 왠지 불편해서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말씀이 달라서가 아닙니다. 그 말씀을 받는 마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같은 선지자를 맞이한 두 도시가 나옵니다.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간 뒤, 엘리사는 요단을 건너 여리고로 돌아왔습니다. 선지자의 제자들은 엘리야의 영이 엘리사 위에 머문 것을 알아보고 그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엘리야의 몸이 어느 산이나 골짜기에 떨어졌을지 모르니 찾아보게 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엘리사는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그들이 민망할 만큼 간청하자 결국 허락했습니다. 오십 명이 사흘을 찾아다녔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고도 사람의 생각을 앞세운 결과였습니다.
그 뒤 여리고 사람들이 엘리사를 찾아왔습니다. 이 성읍은 위치가 좋지만 물이 나빠서 토산이 익지 못하고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살기 좋아 보여도 그 땅의 근원이 병들어 있었습니다. 엘리사는 새 그릇에 소금을 담아 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 근원으로 나아가 소금을 던지며 선포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이 물을 고쳤으니 이로부터 다시는 죽음이나 열매 맺지 못함이 없을지니라." 그 말씀대로 물이 고쳐졌습니다. 소금 한 그릇이 물을 고친 것이 아닙니다. 엘리사도 자기가 고쳤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께서 고치셨다고 말했습니다. 죽음과 메마름이 머물던 땅에 하나님의 말씀이 생명을 돌려준 것입니다.
그런데 엘리사가 벧엘로 올라갈 때는 전혀 다른 일이 일어났습니다. 성읍에서 나온 아이들이 그를 둘러싸고 대머리여 올라가라 하며 조롱했습니다. 벧엘은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세운 곳, 우상숭배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들의 조롱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너도 네 스승처럼 하늘로 올라가 버리라는, 하나님의 사람은 이 땅에 필요 없다는 배척이었습니다.
엘리사가 여호와의 이름으로 그들을 저주하자 수풀에서 암곰 두 마리가 나와 그들 가운데 마흔두 명을 찢었습니다. 읽기 무거운 장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한 사람의 외모를 놀린 대가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내쫓으려 한 성읍을 향한 하나님의 엄중한 경고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을 배척하는 것은 결국 그를 보내신 하나님을 배척하는 것입니다.
여리고는 오래전 저주가 선포되었던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회복이 일어났습니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심판이 임했습니다. 이름이나 형편이 결과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히 구하고 받아들였는가, 아니면 조롱하며 밀어냈는가가 두 도시를 갈랐습니다.
우리도 날마다 말씀 앞에 섭니다. 어떤 말씀은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어떤 말씀은 숨기고 싶은 죄를 드러냅니다. 우리는 위로의 말씀에는 아멘 하지만, 책망의 말씀 앞에서는 슬그머니 귀를 닫습니다. 마음속으로 그 말씀을 가볍게 여기거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탓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듣기 좋은 말씀만 골라 들으면, 우리 안의 나쁜 물은 끝내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여리고의 물을 고친 말씀과 벧엘을 심판한 말씀은 같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책망은 우리를 버리시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고치시려는 것입니다. 쓴 약이 몸을 살리듯, 불편한 말씀이 우리의 근원을 고칩니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책망도 회복의 시작이 됩니다.
오늘 말씀 앞에서 마음에 드는 것만 고르지 마십시오. 위로의 말씀은 감사로 받고, 책망의 말씀은 겸손히 받으십시오. 말씀이 내 마음을 찌를 때, 그때가 바로 하나님이 나를 고치기 시작하시는 때입니다. 내 삶의 근원에 하나님의 말씀이 닿을 때, 메마른 땅에도 다시 열매가 맺힙니다. 같은 말씀을 듣고 여리고처럼 살아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mokhub 편집팀 · 공개 2026.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