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설교 · 2026-11-02
피할 수 없는 말씀
설교 요약
아합은 미가야의 경고를 듣고도 돌이키지 않고 변장으로 말씀을 피하려 했지만, 무심코 날아온 화살 한 발로 말씀대로 죽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말씀을 미루거나 피하지 말고 지금 하나님 앞에서 돌아서자고 권합니다.
성경 본문
열왕기상 22:29-40 ·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에서 본문 읽기
설교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놓고도 봉투를 뜯지 않은 채 서랍에 넣어 둔 적이 있으십니까? 나쁜 소식일까 봐 확인을 미루면 마음은 잠시 편합니다. 그러나 봉투를 열지 않는다고 몸 상태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하나님의 경고를 듣고도 돌이키는 대신, 그 말씀을 피해 갈 방법부터 찾은 왕이 나옵니다.
미가야는 아합이 길르앗 라못 전쟁에서 평안히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합은 그를 옥에 가두고 전쟁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는 그 말이 계속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는 묘한 꾀를 냈습니다. 자기는 평범한 군사처럼 변장하고, 함께 나간 유다 왕 여호사밧에게는 왕복을 입게 했습니다. 적이 왕을 노린다면 왕처럼 보이는 사람을 노릴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아합은 자기가 살기 위해 동맹인 여호사밧을 앞에 세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이웃도 참되게 아끼기 어렵습니다. 결국 그 안에 남은 것은 자기를 지키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게다가 변장한 왕은 자기 군대를 제대로 지휘할 수도 없습니다. 아합은 목숨을 지키려다 왕의 자리마저 스스로 내려놓은 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계획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람 군대는 왕복 입은 여호사밧에게 몰려들었습니다. 여호사밧이 소리를 지르자, 그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아닌 것을 알고 물러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사밧을 지켜 주신 것입니다. 악한 왕과 손을 잡았다가 위험에 빠졌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아합은 무리 속에 숨어 그날을 무사히 넘기는 듯했습니다.
그때 한 병사가 무심코 활을 당겼습니다. 누구를 겨냥한 것도 아니었고, 아무도 그 화살이 왕을 향할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화살이 아합의 갑옷 솔기, 그 좁은 틈을 정확히 뚫었습니다. 아합은 전쟁터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싸움이 너무 맹렬해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는 병거 안에서 저녁까지 피를 흘리다가 죽었습니다.
이름 없는 병사가 쏜 화살 한 발이었습니다. 사람의 눈에는 우연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 끝에 이렇게 기록합니다.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과 같이 되었더라." 아합의 병거를 사마리아 못에서 씻을 때 개들이 그 피를 핥았습니다.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았을 때 엘리야가 전한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우연을 말하지만, 하나님께는 우연이 없습니다.
아합은 옷을 바꾸면 결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따라 길을 잃지 않습니다. 변장으로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속일 수 없습니다. 아합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다른 옷이 아니라 다른 마음이었습니다. 그는 엘리야의 경고 앞에서 한때 옷을 찢고 겸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처럼 미가야의 말 앞에서도 무릎을 꿇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알면서 피해 갈 길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끊어야 할 관계를 정리하지 않고, 회개해야 할 일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룹니다. 말씀이 마음을 찌르면 그 본문을 건너뛰고, 다른 이야기를 해 줄 사람을 찾습니다. 변장은 꼭 옷으로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럴듯한 이유와 바쁜 일정으로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얼굴을 가립니다. 그렇게 피하는 동안 마음은 편해지는 것 같지만, 실은 돌이킬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경고는 우리를 망하게 하려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돌이킬 기회를 주시려고 미리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무심코 날아온 화살까지 다스리시는 하나님이라면, 우리 삶의 작은 일 하나도 그분의 손 밖에 있지 않습니다. 그 사실은 말씀을 피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이지만, 말씀 앞에 돌아선 사람에게는 가장 큰 위로입니다.
오늘 마음에 걸리는 말씀이 있다면 그 말씀을 피해 갈 방법을 찾지 마십시오. 봉투를 서랍에 넣어 두듯 미루지 말고, 지금 하나님 앞에서 열어 보십시오. 말씀을 피하는 사람은 끝내 말씀에 붙잡히지만, 말씀 앞에 돌아서는 사람은 그 말씀으로 살아납니다.
mokhub 편집팀 · 공개 2026.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