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설교 게시판

짧은 설교 · 2026-10-27

남의 잘못을 판단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십시오

설교 요약

아합은 다친 병사로 변장한 선지자의 이야기에 단호한 판결을 내렸지만, 그 판결은 하나님이 심판하기로 하신 벤하닷을 놓아준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남에게 대는 잣대를 내게 먼저 대고, 말씀이 마음을 찌를 때 피하지 말고 하나님께 나아가자고 권합니다.

성경 본문

설교

출퇴근길에 뉴스를 보다 보면 우리는 금세 재판관이 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밖에 못 했을까, 나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텐데. 남의 잘못에 판결을 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고 빠릅니다. 그런데 그 판결이 그대로 나를 향해 돌아온다면 어떨까요? 오늘 아합 왕이 바로 그 자리에 섰습니다.

아합은 하나님이 주신 승리로 아람 왕 벤하닷을 사로잡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심판하기로 정하셨지만, 아합은 그를 형제라 부르며 조약을 맺고 돌려보냈습니다. 겉으로는 너그러운 왕의 외교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계산을 앞세운 선택이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짧지만 묵직한 서막이 있습니다. 선지자는 먼저 동료에게 여호와의 말씀이니 자신을 치라고 말했습니다. 동료는 차마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고, 돌아가는 길에 사자를 만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친구를 때리지 않은 것이 무슨 잘못일까 싶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보여 주려는 것은 분명합니다. 내 상식으로 납득이 되느냐보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냐가 먼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기준 앞에 아합이 서 있었습니다. 아합 역시 하나님의 말씀보다 자기 판단을 앞세웠기 때문입니다.

그 무렵 한 선지자가 길가에서 왕을 기다립니다. 상처 입은 몸에 수건으로 눈을 가려 병사처럼 꾸민 그는, 지나가는 왕에게 사정을 털어놓습니다. 전쟁터에서 포로 한 사람을 맡았는데 그만 놓쳤고, 이제 목숨으로 갚든지 은 한 달란트를 물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병사가 평생 벌어도 갚기 어려운 큰돈이었습니다.

아합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네가 스스로 결정하였으니 그대로 당하여야 하리라.” 맡은 것을 지키지 못했으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 말을 한 사람이 누구였느냐였습니다.

선지자가 눈을 가린 수건을 벗자 아합은 그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멸하기로 하신 사람을 네 손으로 놓아주었으니, 이제 네 목숨이 그의 목숨을 대신하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포로를 놓친 병사는 바로 아합 자신이었습니다. 왕은 남의 이야기에 판결을 내렸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선고를 내린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남의 실수에는 기준이 분명합니다. 약속을 어긴 사람, 맡은 일을 소홀히 한 사람,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을 보면 마음속 법정이 곧바로 열립니다. 회사에서 동료가 마감을 놓치면 무책임하다고 말하면서, 내가 놓친 마감에는 일이 너무 많았다고 설명합니다. 자녀가 약속을 어기면 꾸짖으면서, 내가 어긴 약속은 바빠서 그랬다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같은 기준을 나에게 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나는 사정이 있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합니다. 같은 잘못인데 판결이 두 가지입니다.

더 마음 아픈 것은 그다음 장면입니다. 성경은 아합이 근심하고 답답하여 왕궁으로 돌아갔다고 기록합니다. 잘못을 깨닫고 엎드린 것이 아니라, 언짢은 마음으로 등을 돌린 것입니다. 왕궁은 그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한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그의 잘못을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말씀이 정확히 그의 마음을 짚었는데, 그는 그 순간을 돌아설 기회로 삼지 않았습니다.

말씀이 마음을 찌를 때 우리 앞에는 두 길이 있습니다. 불편함을 피해 내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 그리고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주님, 바로 제 이야기입니다” 하고 고백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이 아합에게 선지자를 보내신 것은 책망을 위해서였지만, 동시에 지금이라도 돌이키라는 부르심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며 누군가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면, 잠시 그 생각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이 말씀을 내 마음에 먼저 비추어 보십시오. 남에게 내리던 판결을 내 삶에 먼저 대어 보십시오. 회개는 남의 잘못을 찾아내는 데서가 아니라, 내 잘못 앞에서 “제가 그 사람입니다” 하고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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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khub 편집팀 · 공개 2026.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