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설교 · 2026-11-04
어디에 답을 구합니까?
설교 요약
병상에 누운 아하시야는 하나님 대신 에그론의 우상 바알세붑에게 자기 생명을 물었고, 하나님은 엘리야를 보내 그 길을 막으셨습니다. 원하는 답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먼저 찾자고 권합니다.
성경 본문
열왕기하 1:1-8 · 개역개정
대한성서공회에서 본문 읽기
설교
몸이 아프면 우리는 먼저 휴대폰을 듭니다. 증상을 검색하고, 비슷한 일을 겪은 사람의 글을 찾아 읽고, 아는 사람에게 좋은 병원을 묻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일을 다 하고도, 하나님께는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하루가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병상에 누운 한 왕이 누구에게 답을 구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아합이 죽은 뒤 그 아들 아하시야가 왕이 되었습니다. 나라 형편은 좋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전쟁터에서 죽었고, 이스라엘을 섬기던 모압은 등을 돌렸습니다. 그런 때에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 있는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습니다. 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병은 점점 깊어졌고, 왕은 자기가 살 수 있을지 두려워졌습니다.
그는 사자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향한 곳은 블레셋 땅 에그론이었습니다. 그곳의 신 바알세붑에게 자기가 이 병에서 낫겠는지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바알세붑은 '파리의 주'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온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을 두고, 이스라엘의 왕이 이방의 우상에게 자기 생명을 물으러 사람을 보낸 것입니다.
아하시야는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똑똑히 보았습니다. 미가야를 통해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무심코 날아온 화살 한 발로 이루어졌습니다. 생명이 누구의 손에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하나님께 묻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지금 당장 듣고 싶은 대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야를 보내 그 사자들을 길에서 막으셨습니다.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너희가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러 가느냐." 그리고 왕이 올라간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반드시 죽으리라고 전하게 하셨습니다. 사자들은 에그론에 가지 못하고 돌아와 그 말을 전했습니다. 왕이 그 사람의 모습을 묻자, 그들은 털이 많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띤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아하시야는 곧 알아들었습니다. 디셉 사람 엘리야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병이 아닙니다. 병은 왕에게도, 우리에게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정말 무거운 것은 아하시야의 마음에 하나님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병이 낫는다는 말만 해 준다면 누구에게라도 기대려 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다스리는 왕이었지만, 그의 신앙은 원하는 답을 얻어 내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며 기도하지만, 정작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내게 무엇을 원하시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원하는 응답이 오면 감사하고, 오지 않으면 다른 곳을 찾습니다. 그때 우리가 찾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실 무엇입니다. 하나님은 원하는 것을 뽑아 쓰는 자판기가 아니십니다.
요즘 우리에게 에그론은 아주 가까이 있습니다. 불안할 때 먼저 여는 검색창, 사람들의 의견, 운세 같은 말들, 내가 쌓아 온 경험과 계산이 그렇습니다. 그것들이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면, 바로 그것이 우리의 바알세붑이 됩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가장 먼저 누구의 말을 듣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본문에는 심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아하시야의 사자들이 우상에게 닿기 전에 엘리야를 보내 그 길을 막으셨습니다.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시다고, 지금이라도 내게 물으라고 부르신 것입니다. 그 말씀은 심판의 선언이면서 동시에 돌아오라는 마지막 부르심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심판을 말씀하시는 순간에도 돌아올 길을 열어 두십니다.
오늘 답답한 문제가 있다면, 해결책을 찾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찾으십시오. 그분께 묻고, 그분의 말씀을 펴고, 그분 앞에 잠잠히 머무르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답을 주시는 분이기 전에, 우리 생명의 주인이십니다. 답보다 하나님을 먼저 찾는 사람이 결국 가장 좋은 답을 얻습니다. 그 답이 내가 바라던 모양이 아닐지라도, 하나님의 답은 언제나 생명으로 이끕니다.
mokhub 편집팀 · 공개 2026. 11. 6.